앱(UniCalendar)을 출시하고 나서

드디어 한 달 정도 고생한 어플리케이션, 유니캘린더가 출시되었다!(이 글은 임시 저장 해뒀었으니.. 출시 된 지 일주일 정도 지난 것 같다.)

apps.apple.com/kr/app/%EC%9C%A0%EB%8B%88%EC%BA%98%EB%A6%B0%EB%8D%94/id1555101858

‎유니캘린더

 

앱 출시를 준비하며 바빴고, 개인적인 일들도 많아서 블로그가 엄청 밀렸다. 우선 앱 출시 후기와.. 간단한 느낀점을 먼저 기록한 뒤에 개발 중에 느꼈던 것들이나 배웠던 것들에 대해 더 포스팅 해보려고 한다. 

 

1. 초기 기획이 정말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짧은 기획의 한계를 정말 많이 느꼈던 개발이었다. 많은 한계점이 있었지만, 우선 혼자서 초기 기획을 했다는 것과, 경험이 없었기에 생긴 문제점들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물론 개발을 진행하며 초기 기획이 끝까지 유지될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에러가 나거나 앱의 흐름에 구멍이 생긴게 느껴질 때 답답함이 컸다. 이걸 기획 안 하고 시작했다고? 내가 정말? 이런 류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조금 괴로웠던 것 같다.

 

 그래서 정확히 어떤 문제점이 있었을까? 

 

 나는 첫 앱 출시에서 두루뭉실한 기획의 위험성을 정말 제대로 깨달은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되겠지, 이런 '느낌'으로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들이 가장 위험했다. 정확히 메모해서 팀원들과 변동 사항을 공유하던지, 혼자라도 따로 정리를 해 두어야 했는데 그걸 하지 않은 것이다. 당연히 구멍이 생기고, 그럴 때마다 자꾸만 과거를 더듬기만 하고 명쾌한 답은 찾지 못했다. 

 

2. 현재의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코드를 짜지 말자

 사실 이건 처음 개발을 할 때부터 많이 들어온 조언이었다. 그런데 사실 나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냐? 하는 안일한 마음이 있었다. 

 

유니캘린더를 개발하면서 우선 탭별로 파일이 있었고, 그 파일 안에는 적게는 5개, 많게는.. 엄청 많게(밑에 사진에서 처럼) 있었다. 

처음에 이렇게 될 줄이라고 상상도 못했으니.. 코드를 대충 짰다. 분명 내 파트 나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되지! 했는데

 

나중에 에러가 뜨고 수정할 부분이 생겼을 때 내가 그때 짠 코드를 미래의 내가 못 알아보는 경우가 생겼다. 그래서 예전에는 우습게  생각했던 주석의 중요성과 변수명, 함수명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였다. 코드가 복잡해봤자..라고 생각했던 게 큰 오산이었다. 

 

3. 효과적인 코드를 위해 알고리즘 공부를 하자

 for문 안에 while문 넣고.. while 문 안에 if문 엄청 넣고 for문 또 넣고... 시간 복잡도가 계속해서 신경쓰이는 개발이었다. Swift만의 특징을 살리는 코딩도 사실 잘 못한 것 같고,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전공 수업에서 배운 것들도 잘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 컸다. 그래서 앱 개발이 끝나고 친구들과 시작한 게 백준 알고리즘 스터디다. 현재도 진행 중이고.. 이론으로 생각하고 넘겼던 것들이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었다. 

 

공부를 하지 않은 개발자의 비효율적인 코드에 스스로가 좀 한심했던 것 같다. 

 

4. 앱 개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말 그대로다. 굉장히 어려울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였고, 쉬울 거라고 생각한 부분이 쉽지 않았다.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 건 코딩 부분이었는데, 어찌저찌 열심히 구글링하고 모르는건 팀원들과 같이 고민하다보니 은근 수월했다.

 

쉬울 거라고 생각한 건 디자인 부분이나 일러스트 부분이었다. 직접 배지를 다 제작했는데, 아이패드도 있고, 디자인하는 것도 좋아하니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던게 어려웠다. 또 앱 안에 들어가는 png 형식의 박스들 같은 것도 사이즈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고. Xcode에서 constraint 맞추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었다.

 

5. 기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일단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게 좀 아쉬웠다. 주어진 기간이 끝나고 각자 해야할 일을 재택에서 하다보니 효율도 떨어지고, 서로서로 동기부여하는 효과가 떨어져서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우선 런칭부터 하자! 는 마음으로 부족한 점이 많아도 억지로 억지로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만약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고, 대면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좀 더 길었다면 앱의 완성도가 상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6. 즐거웠다!

나는 코딩을 싫어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3학년이 되기 전에 복수 전공을 해서 전공을 회피하고 싶었다. 논리적인 사고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사실 검정색 콘솔 창에서 뭘 두드리는건 재미없기 때문이다. 알고리즘과 자료구조에서 너무 힘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앱 개발을 해보니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 내가 생각하고 구상한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적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복수 전공도 포기했고, 전공에 조금 더 올인하며 이것저것 다양하게 경험하고 공부하며 코딩을 이용해 내가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을 가고 싶다. 앱도 좋고, 웹도 좋고, 데이터 쪽이나 머신러닝도 공부해보고 싶다. 또한 올해 목표는 간단한 사이드 프로젝트로 앱을 두 개 정도 더 출시해보는거다. 개발자 비용은 내가 부담해야겠지만.. 밤 새는 것마저 즐거웠던 유니캘린더 프로젝트를 이을 또 다른 프로젝트를 구상해봐야겠다. :)